[2019]19.03.09 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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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페스트 - 알베르 카뮈

장소: 아주대학교 성호관 202호

발제자: 이영서 / 홍선표 / 정주형


금주엔 5기 신입 회원을 위한 OT와 토론이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2019년을 함께하게 되어서 기쁩니다!

오리엔테이션은 간단하게 15분 정도로 마무리했고 

이어서 451의 공식 자기소개인

키워드 자기소개를 진행했습니다.



매 번 같은 키워드로 자기소개를 해왔는데

다음 번에는 저도 바꿔보아야 겠습니다.

저의 키워드는 촛불 / 안경 / 물 입니다.

왜 그런지 알고 싶으신가요?

비밀이에요 ㅎㅎ



처음 보는 분들의 자기소개는 어땠나요?

세 개의 키워드로 자기를 소개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그만큼 우리는 다채로운 존재이기 때문이죠.


 

처음에는 다들 화난 줄 알았는데

그냥 긴장한거였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 다들

긴장푸시고 웃어주셨습니다.


    

451 가족 모두

사진 속의 풋풋한 대학생들의 웃음을 

언제나 간직하면서 살아갔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몇 몇 분들은 첫 인상과 완전히 달라서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약 한 시간 정도의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본격 독서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총 4개의 조로 나누어 토론을 했고

남녀 성비를 고려해 구성했습니다.

어색한 기운도 잠시

독서의 가치에 공감하는 분들이 모여서 그런지

금방 진지한 이야기들, 책에 대한

자신의 성찰을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럼 발제 질문을 하나씩 볼까요?

.

.

'하늘이 뚜껑처럼 덮이고 그 안에서 여름이 지글지글 끓어오르기 시작하자 그들은 이 징역살이가 자신들 삶 전체를 위협하고 있음을 막연하게나마 느끼기 시작했고, 그러다 밤이 되어 서늘한 공기와 더불어 기력을 되찾기라도 하면 절망적인 행동에 때론 자기 자신을 내던지기도 했다.'

'그들은 서로를 가깝게 하는 따뜻한 인간애를 절실히 원하면서도 동시에 서로를 멀어지게 하는 경계심 때문에 선뜻 나아가지 못한다. 누구든 자기 이웃을 믿을 수 없고,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그 사람이 페스트균을 옮겨서 자신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코타르와 같이 누군가 사귀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데도 혹시 그들 속에 밀고자가 있지는 않을까 알아내기 위해 시간을 보낸 사람이라면 그런 기분을 이해할 수 있다. 페스트가 부지불식간에 그들 어깨에 손을 올려놓거나, 어쩌면 사람들이 여전히 무사하다는 사실에 기뻐하는 바로 그 순간 그렇게 하려고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나는 우리 모두가 페스트에 처해 있음을 깨닫고 계속 부끄럽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마음의 평화를 잃어버린 것입니다. 나는 모든 사람들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며, 또 어느 누구에게도 치명적인 적이 되지 않으려고 애를 쓰면서 지금도 여전히 평화를 찾고 있어요. 내가 아는 것 이라고는 오로지 더 이상 페스트 환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마땅히 해야 할 바를 한다는 것, 그리고 바로 그것 만이 우리 들로 하여금 평화를 희망하도록 한다는 것...(중략)’


위 내용은 페스트라는 치명적인 질병이 유행하지 않는 현대사회에서도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말입니다.


내용과 같은 맥락인 현대사회의 페스트, 

따뜻한 인간애를 원하면서도 동시에 

서로를 멀어지게 하는 우리가 걸린 페스트는 무엇일까요?


더 이상 페스트 환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마땅히 해야 할 바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나는 그것이 어떤 형태이든, 좋은 이유이든 나쁜 이유이든 사람을 죽게 만드는 모든 것을, 

또는 죽이는 것을 정당화하는 모든 것을 거부하기로 결심한 거예요’


‘요즘의 삶은 너무 복잡해서 굿플레이스에 갈 만큼 착하게 산다는 건 불가능해졌어요…

요즘엔 슈퍼마켓에서 토마토를 사는 행동으로 자신도 모르게 유해한 살충제 사용을 장려하고 노동력 착취와 지구 온난화에 기여하게 돼요. 

한번의 선택이라고 믿는 그 행동으로 실은 10개도 넘는 선택을 하게 된 거죠.

그걸 알지도 못한채로요’

드라마 ‘굿플레이스’ 中


랑베르의 대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작가 알베르 까뮈는 비폭력 주의자로 

세상의 모든 폭력을 악으로 규정하고 거부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알제리의 독립에 대해서도 폭력을 유발시킨다는 이유로 반대해 비난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드라마 ‘굿플레이스’의 대사에서 처럼 사회는 복잡해서 단순히 눈에 보이는 폭력을 거부한다고 해서 

모든 폭력을 저지르지 않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눈앞의 사소한 선택이 보이지 않는 폭력을 가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현대 사회에서 선과 악을 가를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소설에서 랑베르는 프랑스 파리에서 온 기자입니다.

취재 때문에 오랑시에 왔다가 얼떨결에 고립되게 되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게 하는 것에 분노를 느끼고 굉장히 괴로워 합니다. 그래서 불법적인 방법으로 탈출을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의사인 리유 또한 사랑하는 사람이 이 도시 밖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꿋꿋하게 페스트와 맞서 싸우는 리유의 모습을 통해 심경에 변화를 겪습니다. 결국 자신의 오랑시 탈출 계획이 실현되기 직전에 포기해 버리고 페스트와 맞서서 싸우겠다고 합니다.


소설 속 랑베르는 주어진 상황에 싸우는 실존주의를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을 살고있는 20대, 대학생, 직장인, 작가, 취준 생으로서 우리가 마주 할 상황은 무엇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해봅시다.

       (예... 돈, 스펙, 사회적 기준, 부모님, 가족, 젠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소확행)은 실존주의와 어떤 점에서 다를까요?

 각자가 마주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준비하는 자신만의 무기가 있다면

이야기 나누어 봅시다.



‘즉 페스트균은 결코 죽거나 소멸되지 않으며,

수십 년 동안 가구나 내복에 잠복해 있고, 방이나 지하실, 트렁크, 손수건, 낡은 서류 속에서 참을성 있게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알고 있었다.

또한 인간들에게 불행과 교훈을 주기 위해 페스트가 쥐들을 다시 깨우고,

그 쥐들을 어느 행복한 도시로 보내 죽게 할 날이 오리라는 사실도 그는 알고 있었다.’


소설 ‘페스트’는 위와 같은 문장들로 끝마칩니다.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페스트는 무엇일까요? 



페스트라는 책은

읽기 쉬운 책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발제 질문 또한 즉문즉답 할 수 있을만큼

가벼운 질문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모두들 깊이 생각해보고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토론이 끝난 후엔 다함께 식사를 하며

미처 나누지 못한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토론으로 허기진 배를 채웠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뒤풀이에서

너무 많이 웃었습니다.

이 사람들....

지금은 원래 알고 지내던 사이가 아닌가

착각이 들고 있습니다.


저희 3월9일에 처음 만난거 맞죠?


독서에 지각생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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