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UMNI]1기 한현규 - 나에게 451은 '시작점' 이다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한현규입니다. 현재 네이버웹툰에서  Developer Relations & Tech HR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SOCIETY 451을 처음 시작할 당시에 수원시의 청년프로젝트 매니저(PM)로 일하고 있었어요. 청년바람지대라는 청년지원센터에서 <수원청년 독서모임>을 조직했고, <책이랑> 이라는 이름의 수원대학연합 독서토론 동아리를 믿음직한 동생과 함께 설립했습니다. 그게 지금의 SOCIETY 451의 전신이 되었고요. 그리고 PM 이후엔 크래프톤에서 조직문화 & HRD 업무를 했었고요, 이후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에서 교육기획뿐 아니라 Developer Relations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도 지속적으로 좋은 문화와 환경을 만들어 사람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일에 관심이 있으며, 네이버웹툰 개발조직이 좋은 문화와 환경을 갖춰서 개발자분들이 업무에 몰입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그리고 외부적으로는 우리 개발조직의 가치를 잘 알려서 좋은 인재들이 합류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독서 관련 활동도 지속하고 있는데요. 네이버 유일의 독서모임 네트워크인 '네이버 북클럽'을 만들어서 운영중입니다. 


 

Q. 독서토론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대학 생활을 할 당시 서울에 있는 대학연합 독서토론 동아리에 참여했었어요. 활동을 하면서 생각했던 것은, 서울 이외의 지역 특히 '수원에도 대학연합 독서토론 활동이 있으면 좋겠다' 였죠. 문화의 인프라나 환경이 모두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데 수원에서도 그런 일들을 할 수 있다고 믿었어요. 수원 지역엔 많은 대학과 직장들이 있기에 서울 못지 않은 교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죠.  지적인 교류 활동을 하기 위해 서울에 가야만 한다는 사실, 그리고 수원에는 왜 그런 활동이 부재할까? 라는 복합적인 질문과 갈증에 '책이랑' 이라는 독서토론 그룹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많은 분들이 독서를 하고 책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목적 없는 술자리는 선호하지 않았어요. 물론 일상의 재미난 이야기들은 즐겁지만 곧 휘발되는 대화들이 아쉬웠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들과 같이 독서하고 책 내부의 콘텍스트까지 읽어내면서 실생활에도 적용해보는 만남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활동이 있다면, 독서하는 동안 쌓인 작은 성취들은 각 개인에게 변화의 계기가 될 것이고 그것이 곧  '세상을 더 이롭게' 라는 비전에 가까워 지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Q.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다면?

초기에 동아리 셋업을 하기 위해서 에브리타임, 스펙업, 대학 커뮤니티 등에 적극적으로 글을 올렸던 일, 대학 내에 포스터를 붙이고 사람들을 만났던 일이 기억에 남아요. 작은 열정을 갖고 직접 발로 뛰었던 기억입니다.  2020년부터는 코로나 사태로 비대면 활동이 많아졌고 그 여파로 온라인 활동이 주가 되었네요.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남을 갖고 활동하는 일이 많이 줄었기 때문에 더욱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Q.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독서토론 활동이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었나요?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 것은 없다고 여기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지금 제가 맡은 HR/DevRel 업무의 초석이 되었더라구요. 제가 주로 하는 일은 사람들을 성장시키고 연결시키는 일인데, 동아리를 조직하는 과정에서 구상했던 교류 활동과 개인의 내적 성장이라는 목표가 자연스럽게 내면에 남아 지금까지 연결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작지만 하나의 조직을 만들어본다는 경험이 큰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이후의 독서 활동은 사람들과 개방적이고 생산적인 대화를 가능하게 해주었어요. 이러한 경험들 덕분인지 크래프톤이라는 훌륭한 회사를 그만두고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에서 42 SEOUL을 새로 셋업하는 과정에서도 겁을 먹지 않고 도전하게 할 수 있게 해주었죠. 


단기적으로 보면 독서토론은 직업적 활용이 안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철학, 역사, 문학이 실질적 업무에 어떤 도움이 될까요? 그것들은 수치화되거나 계량될 수 없는 형태들로 나타난다고 생각해요. 게임으로 치자면 패시브 스킬인거죠. 


<1기 첫 모임 / '책이랑' OT 수원 청년바람지대>


<2기 첫 모임 / 김영하의 언어의 온도>


 Q. 나에게 451이란?

사람의 성장과 교류를 만들어가는 시작점입니다. 비전을 향해 걸어가는 시작점이요. 직장을 갖게 된 후엔 책을 제대로 못읽고 있어요. 책을 읽고 근심과 걱정 없이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다는 것이죠. 처음 451을 함께 조직하고 운영할 때 참 많이 성장했어요. 

 

Q.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총,균,쇠>를 추천합니다. 책이 워낙 두껍기도하고 요즘은 영상매체가 인기이다 보니까 활자로는 더욱 안 읽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이 책은 활자로 읽는게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책들도 물론이구요. <총,균,쇠>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왜 이런 식으로 구성되어 왔는지 생각하게 해주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어요. <리딩으로 리딩하라>도 추천합니다. 작가가 여러 논란이 있긴 하지만, 저는 그 책을 읽고 분명히 성장했던 것 같습니다. 작가의 논란과 별개로 당시 저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던 책이었고 저도 많이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책의 핵심 메시지는 '고전을 읽어야 한다. 그렇다면 왜 고전을 읽는가?' 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난 뒤부터 본격적으로 고전을 읽게 되었는데요. 고전이 제 인생에서 어떤 부분에 도움이 되었는가 했을때 쉽게 답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히 은은하게 제 인생에 녹아들어 제 망탈리테의 기반이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추천합니다. 글 안에서 주는 인사이트가 분명히 있는데, 제목을 두고 내용까지 덥썩 비판하는게 유행처럼 번진 것 같아요. 제목도 출판사에서 마케팅 차원에서 정한걸로 알고 있어서 더욱 아쉽더라구요. 물론, 여러 비판점이 있는 책이지만 분명히 하나의 좋은 경험과 생각을 담은 책이고 안에서 나온 내용들을 우리 삶에 활용한다면 각자의 인생에서 꽤 큰 성장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5기 '세계사 편력' 토론 중 발언 중인 한현규 회원>


Q. 451에 들어오려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

대학생 때 할 수 있는 활동 중에서 제가 으뜸으로 손꼽는 '의미있는' 활동입니다. 대학은 학문을 하러 가는 곳이에요. 그런데 전체적인 문화의 관점에선 생애 주기 중 한 시점으로만 전락하게 된 것 같아서 아쉽네요. 그곳은 큰 학문을 하게 해주는 곳이고 인생의 마중물이 되어주는 곳 입니다. 그 의미를 두 배 세배로 끌어올려 줄 수 있는 것이 독서토론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꼭 451일 필요는 없어요. 다른 어떤 곳도 괜찮습니다. 다만 다른 곳들이 451 만큼의 지향이 있는지는 생각해보아야 하는 것이죠. (웃음) 여러 활동을 해 본 저로서는 451을 선택하겠습니다.

 

Q. 451에서 보충해야 될 점은?

제가 했던 활동 중엔 차세대 HR 아카데미라는 활동이 있습니다. 그곳은 직장인과 학생들의 연결점이 많아요. 동문에 대한 매니지먼트가 있는 것이죠. 451도 그런 연결점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대학생들의 입장에선 직장인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기회거든요.


 

Q. 현재 자신을 지탱하는 가치가 있나요?

성장입니다. 나를 성장시키고 남을 성장시키는 것. 그 기쁨이 저의 원동력입니다. 성장이 없다면 일상은 재미가 없을 것 같아요. 성장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을 봅니다.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 있고, 성공하는 방법을 분석해서 성장하는 사람이 있어요. 사람마다 유형이 다른 것인데,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성장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이에요. 그건 스스로 필요에 의해 자각을 해야하고 그 자각은 다양한 사람을 만나 생각 교류를 할 때 생겨납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독서토론이죠.  그리고 요즘은 개인의 성장뿐 아니라 조직과 기업의 성장에도 많은 관심이 있어서 그 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낍니다.


Q. 앞으로의 꿈이나 목표가 있다면?

현재는 커리어적인 성공을 원합니다. 우선 직업을 명사로 정의하고 싶지는 않아요. '사람과 조직을 성장시키는 일' 그것이 저의 커리어입니다. 수원시, 크래프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등 다양한 조직에서 커리어를 만들어 왔는데요. 지금 네이버웹툰에서의 경험도 잘 쌓아서 이걸 토대로 지속적으로 제가 하는 일의 가치를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해주세요.

코로나 사태 이후로 대면 활동이 많이 줄어든 상태네요. 이것을 기점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진행되었지만, 여전히 활자로 직접 만나서 하는 대면 토론이 유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서 빨리 모여서 다시 책을 읽는 시간이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책을 읽고 이야기하는 것의 가치는, 수천 년 전부터 쭉 이어오던 것이에요. 폴리스 시대 그리스 아테네에서 시민들이 모여서 똑같이 책을 읽고 독서토론을 했을 것이고요. 조선시대 성균관에서 유생들이 모여서 똑같이 책을 읽고 독서토론을 했을 것이고요. 미국 자본주의 황금기 시기에도 뉴욕에서 모여서 똑같이 책을 읽고 독서토론을 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책을 읽고 토론하는 행위는 지속 될 거에요. 그것이 지속되어 왔다는 것은 그만큼 가치 있고 유용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대체 불가능한 일이죠. 많은 분들이 그것을 누렸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