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UMNI]5기 박건형 - 나에게 451은 '전쟁터'이다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5기 박건형이라고 합니다. 성균관대학교 바이오메카트로닉스 학과에 재학 중이며 학과 연구실에서 근무중이에요.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졸업 후에는 석박사 과정을 통해 관련분야 연구를 할 예정입니다.


Q. 451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진짜 대화’를 하고 싶었어요. 대화는 생각을 공유하고 문제점을 해결하기위한 행위예요.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런 대화의 역할을 기만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요. 한 가지 예로 제가 교내 실험대회에 참가했을 때의 일이에요. 주제를 정하는 과정에서 팀원들에게 제 의견을 피력했고 다들 흥미롭다고 이야기하며 수용하는 듯 보였죠. 후에 알게 된 사실인데 팀원들은 그 의견에 동의를 하지 않을뿐더러 주제로 채택할 생각도 없었어요. 대화에서 제 얘기를 들어준 것은 그냥 예의상 들어준 거죠. 굉장히 화가 많이 났고 그 시간 자체가 낭비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설득의 과정으로 대화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이미 결론은 정해져있지만 정당화를 위해 대화라는 형식적인 겉치레를 마련했다고 생각했어요. 더불어 이런 잘못된 대화의 양상이 우리 사회에서 어느정도 보편적인 풍토로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됬어요. 진심으로 대화에 임하는 사람이 바보가 되는 상황에 회의를 느꼈고 ‘진짜 대화’와 그것을 잘 하는 법을 알고 싶어서 451을 시작했습니다.



Q. 451 활동 도서 중 인상 깊었던 책은 무엇인가요?

<카를 마르크스의 혁명적 사상>이요. 마르크스 사상에 감화돼 인상깊었던 것도 아니고 책 자체를 추천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이 책으로 진행한 토론이 앞서 말씀드린 대화에 대한 고민의 실마리를 찾게 된 계기가 돼 이 책을 선정했습니다. 이 책과 지난해 여름 진행한 마르크스 세션을 기획하신 분도 토론에 참가하셨어요, 그러니까 그분은 마르크스 사상을 믿는거죠. 토론 후에 느낀 것은 논의를 통해서 이 사상을 저울질 해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믿음을 나에게 주입하고 싶어하고 싶어한다는 것이었어요. 게다가 그 이야기를 들으면 제가 설득당할 것이라는 믿음 또한 확고했죠. 당시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그 정당화 과정이 훌륭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잘못된 토론이 진행되면서도 제가 반박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그 사람을 부정하고 싶다는 생각만 했었죠. 근거가 부족할 때 저도 제가 경계하는 모습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됐어요.




Q. 451 활동 중 기억에 남는건?

다른 활동에 대한 추억도 많지만 중심 활동인 ‘토론’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토론을 준비하며 자료조사나 공부를 했었던 시간도 의미 있었어요. 제가 늘 ‘사랑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종류의 토론이 쓸데없다고 말해왔어요. 그 발언에 확신은 있었지만 어느정도 직관에 의존한 주장이었기에 근거가 필요했죠. 후에 사람들에게 제 주장을 설명하기 위해 그와 관련된 철학 이론 등을 알아보기도 했어요. 토론이 그 자체로 효용이 없다 느낀 경우에도 생각을 공유하는 과정은 어디에나 있었기에 그 부분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좌> 여름 방학 세션 회의 / <우> 호모데우스 토론에서 발언중

<확장된 표현형 토론 / 머리가 점점 바뀌는 박건형 회원>


Q. 나에게 451이란?

항상 이야기하지만 451은 전쟁터에요. 대화에 참가하는 당사자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갖고있고 그것을 교환하고 더 나은 대안을 찾는 과정은 모두 전투와 같아요. 사람들은 자신의 사상이나 생각을 세상에 알리고 수용되길 바라요. 그리고 누구든 자신의 생각이 더 뛰어나고 합리적이라고 여기죠. 그런 욕망을 부정하고 감추는 것이 아니라 당연시 여기고 정정당당하게 그리고 적극적으로 여러 의견을 검토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처음 이 활동을 할 때도 그런 생각을 했고 지금도 같습니다.



Q. 앞으로의 꿈이나 목표가 있다면?

만화가가 되는게 꿈이에요. 단기적으로는 돈을 많이 벌어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게 목표에요.


Q. 마지막 한마디

“관심없습니다” 이 말 꼭 붙여주세요.




다양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박건형 회원. 

인터뷰만 읽었는데 머리의 변천사를 보며 1년이 지난 느낌입니다.


베이비펌도 잘 어울릴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