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2.09.17 하버마스 2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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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현대성의 철학적 담론』

분량: 『현대성의 철학적 담론』(~73p) 까지

장소: 서강대학교 다산관

발제자: 박건형, 이영서


1부 (15:00-15:30) : 발제란 무엇인가? 발제를 위한 하나의 가이드 / 이영서

2부 (15:30-16:00) : 책 내용 관련 퀴즈 / 정석훈

3부(16:10-18:00) : 『현대성의 철학적 담론』 둘째 강의 '헤겔의 현대성 개념' / 박건형



1부


하버마스 2차 모임 1부는 '발제란 무엇인가? 발제를 위한 하나의 가이드' 라는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세미나를 진행한다고 할 때, 혹은 독서토론을 진행한다고 할 때 세미나/토론의 퀄리티는 당일 발제 퀄리티에 의해 정해진다고 보아도 좋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부분이지만, 발제 방법을 안내해주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가르침을 줄 선배들이 많이 적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겠죠.


451에서는 발제를 위한 하나의 가이드를 드리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글의 구조' 파악이 발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령, A라는 글의 목적은 무엇인가? 어떤 방식으로 논리를 전개해나가는가? 결론은 무엇인가? 글에서 제기되었던 문제는 무엇이고 어떻게 해소되고 있는가? 등의 내용이 발제문에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


위 단계까지는 본문을 읽고 이해하는 단계입니다. 여기서 나아가 해당 본문의 주장이 타당한지 검토하는 과정까지 들어가야 토론을 위한 질문거리가 생겨납니다. A라는 글에서 주장하는 바를 다각도에서 검토하는 작업입니다. 이 작업을 위해서 관련된 논문을 읽고 끌어올 수도 있고,  만약 A라는 글이 번역본이라면 1차 자료인 원문과 비교해 'ooo' 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바가 정확히 무엇인지 그리고 그 단어를 어떻게 이해해야 좋을지 하는 등의 시도가 가능합니다.


무엇보다도 발제자는 당일 세미나를 책임지는 역할인 점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2부


발제 가이드를 마친 후엔 몇 가지 퀴즈를 풀었습니다. 예시로 칸트 / 들뢰즈 / 헤겔의 개념과 텍스트 일부를 비교한 퀴즈가 있었습니다. 두 개의 제시문의 공통 주제와 헤겔의 한계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보라는 퀴즈였습니다.


제시문의 공통 주제는 '주체성' 이었구요, 칸트는 '인식은 주체에 의해 결정된다.'라는 주장을, 들뢰즈는 '인식은 타자인 객체와의 관계에서 결정된다.' 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이에 헤겔은 상호주관이라는 개념을 통해 분리된 주체를 하나로 통합하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다만, 그 개념을 통일된 권력으로 확장해 전제정치로 이어졌다는 부분이 한계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근대적 주체가 근대 사회구성의 시작임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죠. 


어떤가요? 다음 주 퀴즈가 궁금하네요.



3부


퀴즈가 끝나고 잠시 휴식 후 3부를 진행했습니다. 하버마스라는 인물의 배경 설명을 먼저 시작으로 현대성 논의에 있어 중요한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경향성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버마스가 하려는 것은 포스트모더니즘이 주장하는 '현대성'의 사망 선고에 의문을 품는 것입니다. 현대가 자기자신의 토대를 스스로 무너뜨릴 수 있는가? 3자적으로 그것의 판단이 가능한가? 라는 물음입니다. 하버마스는 '아니요' 라고 하는 것이구요.



무튼 2차 모임은 헤겔의 현대성 개념을 파악하는데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었습니다.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습니다.


1) 주체 개념은 현대(Modern)를 떠받치는 주춧돌입니다. 데카르트는 인간을 세계의 중심으로 규정하여 주체와 대상, 주관과 객관, 정신과 자연의 분열을 만들었다. 이렇게 주체와 자연이 분열된 것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라는 물음에서 독일 관념론이 등장하게 됩니다.


2) 칸트에게 인식은 주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었습니다. 데카르트가 말했던 '나는 생각한다'라는 것은 칸트에게 '선험적 통각'이라는 개념으로 재수용됩니다. 여기서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는 아직 보편의식 즉, 의식 일반을 의미합니다. 말하지면 데카르트의 cogito는 의식의 섬 같은 것으로 나의 바깥에 있는 세계에 대해 어떠한 확신도 할 수 없는 상태인 것입니다.



3) 칸트가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했던 작업이 현상계와 예지계를 나눈 것입니다. 본래부터 평화주의자였던 칸트가 할 법한 생각이기도 하네요. 영구평화론은 칸트의 저서중에 가장 많이 팔렸답니다.


4) 이제 헤겔이 앞선 근대의 주체 개념을 짚으며 비판을 시작합니다. 본문에서는 이것이 '주체성의 철학을 내부로부터 해체하기 위하여 헤겔이 1802년 칸트, 피히테, 야코비를 다루었다' 라고 적혀있습니다. 



5) 그래서 헤겔이 무엇을 생각하고 주장했을까요? 헤겔은 몇 가지 진단을 내립니다. 주체철학에 대한 진단, 시민사회에 대한 진단, 예술에 대한 진단 등입니다.


6) 헤겔은 공동체, 개별의지 보편의지, 도덕성과 합법성의 분열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실천 철학적 대안을 제시하기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당시 분위기는 공동체와 국가는 시민의 이기적 욕구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간주하려는 태도가 퍼져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부의 불균등 분배가 시작되고, 사회의 파편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도덕적 정당성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지요. 



7) 헤겔은 여기에 대고 '독일은 국가가 아니다' 라는 말까지 하게 됩니다. 인륜성을 상실했다는 것이지요. 헤겔의 대안은 그리스의 폴리스 모델, 공동체가 개인에 우선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사회는 입헌 군주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헤겔은 이런 흐름이 근대 사회의 구성원리라는 것을 파악하지 못한 한계를 가진 것입니다.



8) 헤겔은 예술에 대한 진단도 내립니다. 그에 의하면 고전예술이 감성의 완성이었다면, 낭만주의 예술은 해체의 시작이었습니다. 낭만주의를 거친 현대예술도 당연히 해체와 분열의 예술인 것입니다. 하지만, 하버마스는 예술의 해체 덕분에 예술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게 되었다고 봅니다. 고전예술이 가졌던 인식의 한계를 넘어 모든 객체들이 예술로서 다루어질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라면 현대예술은 아이러니하게도 예술의 완성입니다.



오늘 공부한 내용은 헤겔이 자신의 시대를 진단했던 내용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이렇게 현대성 담론을 처음 시작한 것이 헤겔이고, 자신의 시대를 진단한 첫 철학이 헤겔의 철학입니다. 


다음 셋째 강의에서는 '철학'의 위상을 평가하는 헤겔의 텍스트로 시작됩니다. 그럼 한 주간 또 열심히 읽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독서에 지각생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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