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9.11.09 변신/확장된 표현형 (발제 첨부)

조회수 1565



도서:

<삶과 문학> 변신 (카프카)

<인간성을 조작하는 시도는 비윤리적인가?> 확장된 표현형 4장-6장

장소: 아주대학교 성호관 105호

발제자:

변신 - 김호연/이상민

확장된 표현형 - 공동탐구


지난 주 까지 삶과 문학에서 인생의 전반적 의미를 다루었습니다.

금주부터는 인간 실존에 대해 고찰을 해보며 윤리적 사안들을 파헤쳐 나갈 예정입니다.

앞으로 채식주의자 - 자유도서 - 화장 세 권의 책을 읽게 될텐데

마지막 책장을 덮는 그 순간 생을 바라보는 태도에 변화가 있길 바랍니다.



카프카의 변신은 작가를 배제하고 생각해보기엔 어려운 점이 많은 책이었습니다.

실존주의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볼 수 있었는데

실존에 대한 이해가 확실하게 되어있지 않아서 아쉬운 상태로 이야기를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각자가 생각하는 변신의 의미를 주저하지 않고 이야기했는데

시작부터 치열했던 토론/토의의 현장을 보시죠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는 불안한 꿈에서 깨어나서 침대에 누워 있는 그의 모습이 거대한 벌레로 변신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라고 생각했다. 꿈이 아니었다. 

너무 작았지만 정돈되고 사람이 사는 듯한 그의 방이 조용하고 익숙한 사면의 벽들에 에워싸여 있었다.

우선 지금 당장은 인내심을 갖고 가족들이 이 끔찍한 상황을 잘 견뎌낼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야 해. 

이렇게 된 게 내 탓은 물론 아니지만 어쨌든 이런 몸이 되어서 가족들에게 누를 끼치게 된 건 사실이니까, 

아무튼 나는 가족들을 위해서 최대한 참고 견뎌야 해’


그는 가족에 대해 동정과 사랑으로 되짚어 생각해 보았다. 

그가 사라져야만 한다는 그의 생각이 아마도 여동생의 생각보다 좀 더 확고했을 것이다. (...)

그 다음 머리가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완전히 아래로 떨어지고 그의 콧구멍에서 그의 마지막 숨이 약하게 새어 나왔다.


“이것 좀 보세요. 그가 뒈졌어요. 저기에 완전히 뒈져 누워 있어요!”


< 장자는 꿈속에서 자신은 나비가 되어 꽃밭을 날아다니는 꿈을 꾼 후

‘나 장자가 나비의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장자라는 인간이 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을 품게 되었고, 

이로부터 꿈과 현실을 구분 짓는 것 자체가 의미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호접지몽 고사에 따르면 벌레가 그레고르가 된 꿈을 꾸는 것과 

그레고르가 벌레가 된 꿈을 꾸는 것의 차이는 없다.

만약 벌레 상태의 그레고르가 다시 한번 꿈에서 깨어 인간의 상태로 돌아갔다고 가정하자. 

혹은 다시 인간이 된 꿈을 꾸었다고 생각하자.


그 후 그레고르는 가족들을 어떻게 대할까?


끔찍한 현실을 악몽으로 마주하였을 때 우리는 그 일을 달리 바라볼 수 있을까?



더 이상 이런식으로는 살 수 없어요. 부모님은 어떨지 몰라도 전 그래요. 

이런 괴물 같은 벌레를 오빠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일이에요. 

(...) 그동안 이 끔찍한 괴물을 보살피고 그 모든 고통을 참느라 우리가 얼마나 힘들게 살았냐고요. 

이제 없애버린다 해도 아무도 우리를 나쁘다고 비난할 수는 없어요.“


"그라테 말이 옳아, 옳고말고.“



그레고르의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 지배인 그리고 새로운 가정부 등 

그에게 보여줬던 행동과 태도 중 인상깊었던 것들에 말해보자. 


누구에게 가장 공감이 가는가?


   


가족들은 그레고르를 어떻게 대해야 했을까?

당신의 가족 중에 그레고르처럼 벌레가 된 인물이 있다면 그를 어떻게 대했을 것인가?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를 가족들이 없애버리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받을 비난에 대한 걱정이었다. 


이처럼 타인의 시선을 생각해서 그레고르를 버리지 않은 가족의 행동을 ‘도덕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우리는 선한 결과를 가져오는 위선을 비난할 수 있는가?



그리고 자신이 저지른 비도덕적 행동에 대해 누군가 알게 된 순간에서야 ‘양심의 가책’을 느낀 적이 있는가?



인간의 도덕과 양심의 기준은 과연 타인으로부터 가치가 생기는 것일까?

그렇다면 타인의 입장에서 그레테의 말처럼 그들이 그레고르를 없애버려도 비난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가?



혹은 만약 가족들이 그레고르를 소중히 여긴다고 하더라도 

가족 외 타인들이 혐오스러운 벌레를 죽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그레고르를 처치하는 것과 그렇지 않는 것 중 무엇이 도덕적인 관점에서 옳은 일인가?



혹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도덕은 무엇으로부터 가치를 얻는가?



「자, 그럼」하고 그레고르가 입을 열었다. …「곧 옷을 입고 견본 꾸러미를 꾸려서 떠나겠습니다. …자, 지배인님 보시다시피 저는 고집불통이 아니고 일하기를 좋아합니다.…지금 당장은 일을 할 수 없습니다만…저는 사장님께 의무가 아주 많습니다, 지배인님도 잘 아시겠습니다만. 다른 한편으로 저는 부모님과 누이 걱정을 해야 합니다. 저는 꼼짝달싹 못하고 있는 겁니다. 허나 다시 그 상태에서 벗어나려 애쓸 것입니다.…사람들이 외판사원을 좋아하지 않는 건 알고 있습니다. 큰돈을 벌어 멋지게 살고 있다고들 생각하는 거죠. 이런 선입견을 좀 낫게 수정할 만한 특별한 계기가 없는 것도 사실이고요」


그 돈을 식탁 위에 자랑스럽게 늘어놓으면 가족들은 기뻐서 어쩔 줄 몰라했다. (...)

실제로도 지금까지 그가 온 가족을 부양하고 있었다. 

하지만 처음에 그토록 뿌듯했던 기쁨은, 적어도 그 정도의 기쁨은 두번 다시 찾아오지 않았다. 

어느덧 그레고르가 가족을 부양하는 일이 그레고르 자신에게도 가족들에게도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던 것이다.


누이는 그의 입맛을 시험해보기 위해 온갖 것을 골라보라고 가져와 헌 신문지 위에 늘어놓았으니 … 

거기에는 반쯤 상한 오래된 야채, 저녁 식사에서 남은 굳어진 화이트 소스가 잔뜩 묻은 뼈다귀, 

건포도와 편도 몇 개, 그레고르가 이틀 전에 맛이 없다고 했던 치즈 한조각 …이 있었다.


「지금 나는 감각이 무디어졌단 말인가?」생각하며 그는 어느새 다른 그 어느 음식보다 즉시 

그리고 강렬하게 구미가 당기는 치즈를 탐욕스럽게 빨아먹었다. 만족감에 눈물까지 흘리며 

그는 치즈, 야채, 소스를 정신없이 잇달아 먹어치웠다. 

반면 신선한 음식은 맛이 없었고, 냄새조차 견딜 수가 없어서, … 

조금 떨어지게 끌어다 놓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레고르가 듣기에 누이동생의 연주는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었다.

(...) 

음악에 사로잡힌 그는 과연 짐승일까? 

마치 갈망하는 낯선 음식으로 가는 길이 그에게 나타나는 것 같았다.



인간이었을 때 그레고르는 이때까지의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그리고 벌레가 되어 돌아봤을 때 그는 그의 인생을 어떻게 느꼈을까?

 


또 왜 그는 떠나거나 자살하는 등 행동을 취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을까?

당신이 그레고르라면 어떠한 생각과 행동을 할 것인가?

.

.

.


화목한 확장된 표현형 팀은 어땠는지 살펴볼까요?


   


이번 주도 어려운점이 많았는지 차근차근 하나씩 다 살펴보자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DI 수컷이 암컷과 짝짓기를 하면 

짝이 전부 수컷만 낳게하는 원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서로 설명을 해주었고


유전자의 쌍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학습하고 넘어갔습니다.



저도 중간중간에 확장된 표현형 팀에 들러서 같이 공부를 해보았는데

한 문장을 말하면 그 안에서 모르는 개념이 2개 3개씩 나와서

한 가지 질문이 다섯 가지 질문으로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현재 권위있는 학문 중의 하나인 생물학에 대해서 공부를 한다는 점이

매력적인 팀입니다.

문학적 연구도 생물학으로 부터 출발한점을 생각해보면

생물학을 공부하는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일입니다.

.

.

.

바쁜 학기 중에도 꾸준히 책을 읽는 것이 쉽지 않은데

모두 열성을 다해 참여해주고 있습니다.


독서에 지각생은 없습니다.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