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사라져라, 군청
DIRECTOR · WRITER: 코노 유타카
BOOK / MOVIE / ETC: 라이트노벨
SCORE ★★★★★
REVIEW:

나는 라이트노벨이 일면에선 진정 일반 문학보다 더 나을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그리고 계단섬 시리즈의 첫 번째인 <사라져라, 군청>을 읽고 그 확신을 어느정도 확인하게 되었다.
이 책은 라노벨의 특징인 판타스틱한 설정에 어퍼컷을 날리며 꽤나 무게있는 질문을 던진다.
내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이다.
계단섬 시리즈 2 리뷰 : 그 순백마저 거짓이라 해도
.
.
.
정신을 차려보니 버려진 사람들의 섬 '계단섬'에 갇힌 나나쿠사는 '100만번 산 고양이' 옆에 앉아있다.
고양이는 자유란 항상 움직이는 것이므로 고정된 상태엔 자유가 없다는 아리송한 말을 한다.
가만히 머물러 있으면 행복이라 부를 수 없다는 말도 한다.
또한 그 섬의 모든 것은 마녀가 조종한다고 말한다. 옆에 있는 고양이도 그렇고 마녀도 그렇고 현실감 따위는 제로다.
그곳을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잃어버린 것을 찾는 것,'
외딴 섬에서 내가 잃어버린게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
.
.
누군가를 위해 버린 '나의 인격'이 모이는 장소 계단섬엔 하나같이 문제투성이인 존재들만 있다.
허언증, 비관주의, 무력감 등 하나씩 결점을 가진 이 모든 사람들은 현실에서 살아가기 위해 버린 나의 일부이다.
버려진 사람들의 섬은 그렇게 고정된 채로 자유도 없이 한가하게 자신이 잃어버린 것이 뭔지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그것은 다름아닌 현실의 '나'. 즉, 결점이 없는 나의 모습이다.
계단섬 사람들은 그제서야 깨닫는다. 잃어버린 것은 '나'라는 것을.
우리는 모두 자기 자신에 의해 버려졌다.
.
.
서로 다른 존재라는 것은 모순된 관계이다. 그래서 충돌할 수 밖에 없다.
작중의 주인공 마나베와 나나쿠사 역시 그랬다. 그래서 그들이 선택한건 버리는 것이었다.
나나쿠사는 가장 나나쿠사 다웠던 '비관적임'을 버리고 마나베는 '솔직함'을 버린다.
그것으로 문제는 해결되었다. 서로 함께 있을 수 있게 되었으며 계단을 하나하나 오르며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언제나 미숙하고 어린 존재로 표현되는 인격들은 정말로 버려져야 할 것들이었을까?
나나쿠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난 찾는 쪽이 아니에요. 찾아져야 하는 쪽이죠.
버리기로 작정한 쪽이나 남겨진 쪽이나
어떻게 설명되든 본질은 같다.
'참기의 동의어는 포기야.'
'참기의 반의어가 포기야.'
.
.
나나쿠사는 그 어떤 것보다도 가장 지켜주고 싶었던 마나베의 솔직함이 버려지게 됐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그는 마나베를 현실에 돌려보내기로 작정하고 결국 성공하지만 마나베는 계단섬에 스스로 돌아온다.
현실은 또 다른 계단섬이었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것을 찾아야 나갈 수 있는 마법의 섬.
그녀는 찾았고, 동시에 잃었다. 이번에는 나나쿠사를.
.
.
.
인생이란 건 그런 겁니다.
불투명한 힘으로 생겨난 지배자에 의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정해진 룰에 따라 그 속에서 살아가는 겁니다.
마녀라는 명칭을 왕이나 정치가로 바꾸면 당신은 납득할 수 있을까요?
나도 모르게 룰을 따르는 과정에서 자기자신은 사라진다.
현실의 룰이든 계단섬의 룰이든. 모두 잃는다.
현실은 계단섬이되고 계단섬은 곧 현실이 된다.
마녀의 이름을 다르게 생각해보라는 것은 그런 의미이다.
자유도, 성장도 없는 견딜 수 없는 한가함이 있는 곳.
그곳에서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을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있다.
바로 사랑하는 사람 곁에 있는 것.
나나쿠사는 마나베를 통해 사랑이 아름다운 것임을 깨닫는다.
그는 절대 성장할 수 없다던 버려진 인격의 룰을 꺠고 성장하게 된 것이다.
멋진 펀치 한 방 맞은 것 같다. 나는 찾아져야 한다.
.
.
.
우리가 우리 모습 그대로라면 잘 해나갈 수 없다는 불안과 걱정은 버리자.
계단섬의 군청색 밤 하늘, 버려진 인격들이 모이는 밤아 흔적도 없이 사라져라.
사라져라, 군청.
TITLE: 사라져라, 군청
DIRECTOR · WRITER: 코노 유타카
BOOK / MOVIE / ETC: 라이트노벨
SCORE ★★★★★
REVIEW:
나는 라이트노벨이 일면에선 진정 일반 문학보다 더 나을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그리고 계단섬 시리즈의 첫 번째인 <사라져라, 군청>을 읽고 그 확신을 어느정도 확인하게 되었다.
이 책은 라노벨의 특징인 판타스틱한 설정에 어퍼컷을 날리며 꽤나 무게있는 질문을 던진다.
내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이다.
계단섬 시리즈 2 리뷰 : 그 순백마저 거짓이라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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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려보니 버려진 사람들의 섬 '계단섬'에 갇힌 나나쿠사는 '100만번 산 고양이' 옆에 앉아있다.
고양이는 자유란 항상 움직이는 것이므로 고정된 상태엔 자유가 없다는 아리송한 말을 한다.
가만히 머물러 있으면 행복이라 부를 수 없다는 말도 한다.
또한 그 섬의 모든 것은 마녀가 조종한다고 말한다. 옆에 있는 고양이도 그렇고 마녀도 그렇고 현실감 따위는 제로다.
그곳을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잃어버린 것을 찾는 것,'
외딴 섬에서 내가 잃어버린게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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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위해 버린 '나의 인격'이 모이는 장소 계단섬엔 하나같이 문제투성이인 존재들만 있다.
허언증, 비관주의, 무력감 등 하나씩 결점을 가진 이 모든 사람들은 현실에서 살아가기 위해 버린 나의 일부이다.
버려진 사람들의 섬은 그렇게 고정된 채로 자유도 없이 한가하게 자신이 잃어버린 것이 뭔지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그것은 다름아닌 현실의 '나'. 즉, 결점이 없는 나의 모습이다.
계단섬 사람들은 그제서야 깨닫는다. 잃어버린 것은 '나'라는 것을.
우리는 모두 자기 자신에 의해 버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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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존재라는 것은 모순된 관계이다. 그래서 충돌할 수 밖에 없다.
작중의 주인공 마나베와 나나쿠사 역시 그랬다. 그래서 그들이 선택한건 버리는 것이었다.
나나쿠사는 가장 나나쿠사 다웠던 '비관적임'을 버리고 마나베는 '솔직함'을 버린다.
그것으로 문제는 해결되었다. 서로 함께 있을 수 있게 되었으며 계단을 하나하나 오르며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언제나 미숙하고 어린 존재로 표현되는 인격들은 정말로 버려져야 할 것들이었을까?
나나쿠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버리기로 작정한 쪽이나 남겨진 쪽이나
어떻게 설명되든 본질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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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쿠사는 그 어떤 것보다도 가장 지켜주고 싶었던 마나베의 솔직함이 버려지게 됐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그는 마나베를 현실에 돌려보내기로 작정하고 결국 성공하지만 마나베는 계단섬에 스스로 돌아온다.
현실은 또 다른 계단섬이었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것을 찾아야 나갈 수 있는 마법의 섬.
그녀는 찾았고, 동시에 잃었다. 이번에는 나나쿠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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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룰을 따르는 과정에서 자기자신은 사라진다.
현실의 룰이든 계단섬의 룰이든. 모두 잃는다.
현실은 계단섬이되고 계단섬은 곧 현실이 된다.
마녀의 이름을 다르게 생각해보라는 것은 그런 의미이다.
자유도, 성장도 없는 견딜 수 없는 한가함이 있는 곳.
그곳에서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을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있다.
바로 사랑하는 사람 곁에 있는 것.
나나쿠사는 마나베를 통해 사랑이 아름다운 것임을 깨닫는다.
그는 절대 성장할 수 없다던 버려진 인격의 룰을 꺠고 성장하게 된 것이다.
멋진 펀치 한 방 맞은 것 같다. 나는 찾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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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우리 모습 그대로라면 잘 해나갈 수 없다는 불안과 걱정은 버리자.
계단섬의 군청색 밤 하늘, 버려진 인격들이 모이는 밤아 흔적도 없이 사라져라.
사라져라, 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