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홀로코스트 얘기가 지겹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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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쥐

DIRECTOR · WRITER: 아트 슈피겔만

BOOK / MOVIE / ETC: 만화 

SCORE ★★★★★

REVIEW:

  대다수의 사람들은 홀로코스트에 대해서 "쉰들러 리스트"나 "피아니스트"같은 명작 영화들, 그리고 역사 수업 시간에 이미 여러 번 들어봤을 거라고 생각을 한다. 물론 참혹한 일이기에 표현이 조심스럽긴 하겠지만, 홀로코스트를 영화를 통해 접하기엔 너무 감정적이고, 역사 수업은 너무 딱딱하다. 그런 점에서 아트 슈피겔만의 "쥐"는 홀로코스트에 대해서 현실감 있게 알기 좋은 책이며, 무엇보다 만화책이기 때문에 잘 읽히는 편이다.

  

  책의 전개의 대부분은 아트 슈피겔만의 아버지인 블라덱 슈피겔만이 홀로코스트를 겪고 살아남는 것으로 흘러간다. 자세한 사건들은 스포일러이기 때문에 굳이 쓰진 않겠지만, 홀로코스트 자체가 유태인의 격리와 참혹한 학살이었기에 그들이 겪은 사건들은 끔찍하다. 이 책은 그러한 과정들을 개인의 경험을 만화라는 매체를 통해 생동감 있게 묘사한다. 그리고 격리를 당하는 유태인과 격리를 하는 독일인들을 통해 복잡한 인간 군상 또한 보여준다. 세상이라는게 어느 날 갑자기 너는 적, 너는 아군이라고 선을 긋는다고 해서 사람들의 마음까지 바로 변하진 않는다. 누군가는 설마 우리를 죽이기야 하겠어라는 마음에 다른 나라로 도망치지 않고, 또다른 누군가는 유태인이면서도 유태인을 관리하는 직책에 앉아 비교적 오랫동안 살아남는다. 그러는 중에 생면 부지의 남을 돕기도 하고, 친하게 지내던 이웃을 밀고하기도 한다. 사실상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는 작가의 아버지, 블라덱 슈피겔만도 홀로코스트의 피해자이지만 결코 선하다고만 할 수 없는 입체적인 사람이다. 무엇보다 책 자체가 아버지와 사이가 별로 좋지 않은 아들의 시점에서 그려졌기에 본인의 이야기였으면 넣지 않않았을 개인의 치부 또한 묘사하고 있다. 특히 인종차별로 인해 죽기 직전까지 몰렸던 사람이 흑인과 아시아인을 인종차별하는 모습은 정말 블랙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그렇기에 이 책은 단순히 홀로코스트라는 사건 하나만 묘사하기보단 그 사건이 어떻게 기억되는지 그리고 사건이 일어난 후에 태어난 유태인들이 홀로코스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몇몇 유태인들의 이면성 또한 확인할 수 있다. 나는 이 책이 막 나온 90년대에 읽는 것보다 지금 읽는 것이 더 느껴지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미디어를 통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인종 차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다른 민족을 몰아내고 또 차별하고 있는 광경은 우리에게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읽기 쉬운 만화의 형식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가볍지 않고 홀로코스트의 내용을 잘 담고 있어서 5점을 줬다. 책에 대해서 알아두면 좋은 추가 사항은 1992년 퓰리쳐상 수상작이라는 것이다.(나중에 책을 읽고 나서 주위 사람들에게 아는 척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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