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머리와 꼬리가 맞물린 두 마리의 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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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12가지 인생의 법칙 - 혼돈의 해독제 -

DIRECTOR · WRITER: 조던 B 피터슨

BOOK / MOVIE / ETC:

SCORE ★★★★★

REVIEW: '서문'과 '해설'에 대한 리뷰




일반적으로 삶의 기준이나 규칙을 제시하는 사람들은


오만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자기계발서가 이러한 대표적인 유형 중에 하나이지 않을까 싶은데,


이런류의 책들은 인기를 돈으로 바꾸는 수단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이런 평가에는, 오만한 행동이라는 나의 인식이 기반이 되어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함부로 자신의 규칙을 내세우는 것이 오만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내가 옳다는 믿음이 전제되어 있기에, 오만한 생각이라는 것이다.


쉽게 말해  '규칙을 내세우는 것은 나쁘다' 또한 규칙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런 규칙을 드러내는 것은 존재 자체가 모순이다.





다시 말해, 상대방이 드러낸 규칙에 반박하고자, 내 규칙에 대한 갈등을 겪게 된다.


이것은 마치 '머리와 꼬리가 맞물린 두마리의 뱀'처럼


끝나지 않는 고민을 가동시킨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존재의 고뇌 중 하나이다.





심리학자답게 이러한 상황을 예상했는지,


친절하게도 , 책의 말미에 동료가 써준 <해설> 이 실려있다.


인상 깊은 구절을 소개하고자 한다.





인간은 천성적으로 법칙을 좋아하지 않는다.


(중략)


우리는 법칙에 대해 양면적인 태도를 보인다. 법칙이 유익하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활달한 성격이라면, 혹은 훌륭한 인품을 갖춘 사람이라면,


법칙이 삶을 스스로 만들어간다는 자부심을 모욕하는 제약으로 느껴질 수 있다.


왜 다른 사람들이 만든 법칙을 따라야 하나?


그런데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정한 법칙을 따른다.


(중략)


법칙이 없으면 문명이 어떻게 타락하는가를 옛사람들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구약 성경>>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하지만 <<성경>>은 법칙과 규칙을 나열한 법전이 아니다.


<<성경>>은 극적인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법칙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한다.


법칙을 이야기에 담아내면 이해하기 더 쉬워진다.


조던 피터슨 교수도 비슷한 방법으로 12가지 인생의 법칙을 다양한 분야에대한 지식이 함축된 이야기에 담아낸다.


그는 최고의 법칙은우리를 제약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을 주고 더욱 충만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게 해준다고 설명한다.




즉, 이 책은 삶에 법칙이 필요하다는 전제하에


남이 내세우는 규칙을 싫어하는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는 심리학자로써


자신의 규칙을 드러내는 글이다.





법칙이 불쾌할 것이라는 것도 알고있다.


단지 내 기분과 상관없이, 법칙이 있는 편이 더 행복할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말할 뿐이다.


과학적 근거가 된 논문들과 수많은 고전에서의 교훈, 진솔한 문체 때문인지


굉장히 설득력있는 글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중 가장 감명깊었던 것은 '갈등'에 대처하는 태도에 대한 저자의 이해이다.





책에 따르면 앞서 모순 속에서의 태도는 다음과 같다.


1.  아무 의미가 없는 질문이라고 결론 내리고 생각을 멈추는 것


즉, 허무주의라고 말할 수 있다.



2. 좋은 규칙과 나쁜 규칙, 즉 위계를 나누어 평가하는 것


정확한 표현방법을 모르겠지만, '모더니즘', 혹은 스스로 판단을 내리는 '초인' 혹은 '영웅'이 되는 것이다.


필연적으로 책임이 뒤따르기에 가장 힘들고 어려운 길이다.



3. 전부 다 의미가 있기에 위계를 나누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이야기하는 것


이건 포스트 모더니즘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행동적으로 허무주의와 차이가 없다.



4. 누군가를 영웅으로 정해서, 그 사람 말을 다 따르는 것


전체주의 혹은 이데올로그라고 불리운다.






규칙이란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미리 나눠놓는 것 그 자체이기 때문에


모든 규칙은 근본적으로 억압을 내재하고 있다.


스스로 판단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억압에 대한 책임을 지어야 하기 때문에


남에게 맡기거나 판단을 내리지 않게 되는 유혹에 빠진다고 말한다.


아무런 판단도 내리지 않으면서 남의 판단을 무조건적으로 비난하는 것도 이에 해당된다






동시에 행복은 무언가 선택하고 기준을 세워야만 생기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시한번 말하겠다.


기준을 세우면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고, 행복해지기 위해 기준을 세우는 것은 필요조건이다.







'토론의 목적'에 대해 고민했던 앞선 리뷰에서,  고민했던 바들이 생각났었다.

왜 토론을 하는가

지금 당장 생각나는 것은 억압을 부정적으로만 이해하는 사람들에게는 토론이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토론은 필연적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옳은 것을 내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토론을 하러 오기 위해서는 토론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야한다.


때문에 토론을 하는 사람들은 규칙을 정하는 행위를 긍정해야한다.


그게 완벽하던 아니던 중요하지 않다.


나는 이게 '토론의 전제' 라고 생각한다.






위 논리가 맞다는 전제하에 토론은 여러가지 방법 중 가장 힘든 길을 택한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다.


내뱉은 말은 그 사람을 평가하는 족쇄가 되어, 술자리에서도 그 규칙을 따르는 책임을 지어야 한다.


이렇게 힘든데 사람들은 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 싸우게 되는 것일까? 


왜 책을 읽고 토론장에 올까?


왜 신념을 위해 싸울까?


냉전시대에 유년기를 겪었던 저자는 이데올로기를 위해 사람을 죽이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 심리학자가 되었다고 한다.


서문에 나와있는 그의 대답은 이렇다.





사람들은 신념을 지키려고 싸우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싸우는 진짜 이유는 믿음과 기대, 욕망 등이 서로 일치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기 기대와 사람들 행동이 일치하는 체제를 지키기 위해 싸운다.


그런것들이 서로 일치해야 모두 생산적이고, 예측할 수 있으며, 평화롭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불확실성 때문에 생기는 고통스러운 감정의 혼돈이 줄어든다.


(중략)


신념 체게, 즉 문화 체계를 공유하면 구성원들이 안정적으로 상호작용 할 수 있다.


문화 체계는 다시 말해 가치 체계다.


수많은 가치 중에는 다른 것보다 더 중요하고 우선시되는 것들이 있다.


가치에도 등급이 있다는 뜻이다.


가치 체계가 없으면 누구도 적절히 행동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인식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모든 행동과 인식은 목표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데, 타당한 목표는 필연적으로 가치를 기준으로 판단된다.


가치 체계가 없다면 목표를 판단할 기준이 사라져 행동과 인식이 무의미해 진다.





한편으로는 토론 내의 규칙, 형식등을 제안하는 동아리 내 입장에서, 여러가지로 공감가는 부분이 많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자신이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내가 보기에는 토론을 하러 왔으면서 토론을 긍정적으로 여기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단지 소중히 여기는 마음만 가지면 끝나는 문제일까


무언가를 소중히 여기는 것은 필연적으로 소홀히 여기는 행동을 해야만 한다.


이를 겁내기에 스스로를 속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것은 모든 것을 포용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렇게 다들 변하지 않는다.







지나친 질서는 훌륭한 독서를 막는다는 취지의 걱정섞인 조언을 많이 받는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 밑바탕에는 이런 판단이 있다.


'토론을 위한 토론은 좋지 않다.' 


나는 반문하고 싶다. 토론을 위한 토론은 왜 좋지 않은가?


우리는 토론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토론을 하기 위해 모였다.


토론은 긍정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하기에 더 훌륭한 토론을 하고 싶다.







목표는 주로 긍정적인 감정과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 없이는 행복해지기 어렵다.


나아지고 있다는 개념에는 어떤 가치가 포함되어 있다.


삶에서 긍정적인 가치를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중략)


즉, 심원한 가치 체계에 내재한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존재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어 희망을 잃고 절망적인 허무주의의 유혹에 빠져들고 만다.




의미가 있어야 '재미'있다.


심지어 그것이 동아리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과 충돌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어떤 모임을 좋아하기 위해서, 혹은 애정을 갖기 위해서는 그 모임이 자신의 삶에 의미가 있다고 믿을 수 있어야 한다.


나는 나를 더 잘 쓰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느끼고, 그 과정에서 재미를 느낀다.


동아리가 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에  즐겁게 나올 수 있다.


재미, 의미, 목표, 동아리의 정체성 나는 이 모두가 이어져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우리는 좁고 곧은 길을 걸어야 한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12가지 법칙은 '그곳'에 있기 위한 지침이다.


'그곳'은 혼돈과 질서의 경계선 위에 있다.


그곳은 우리가 안정을 누리면서도 얼마든지 탐험과 변화, 수정과 협력을 시도할 수 있는 곳이다.


그곳은 우리의 삶, 그리고 삶에서 피할수 없는 고통을 정당화하는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질서와 혼돈이 적절한 균형을 이룰 때,  사람은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결론이다.


그렇다면 동아리 내의 그 적정한 기준은 무엇일까


너무 어렵다.


방학동안 최대한 이것저것 실험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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