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트로이 난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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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일리아스

DIRECTOR · WRITER: 호메로스

BOOK / MOVIE / ETC: 그리스 고전

SCORE ★★★★

REVIEW:


일리아스란 트로이의 별칭인 일리오스 -  <일리오스의 노래>라는 뜻이다.

트로이전쟁에 얽힌 치정을 올림푸스의 신과 인간의 갈등으로 재구성한 내용이다.

책에 대한 해석적인 글이나 역사적 맥락을 말하기보다 개인적으로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적어보려한다. 

피터지는 전투와 분노로 얼룩진 전쟁에서 수천 수백이 골로 가는 이야기인 만큼

출판사들은 일리아스 책 표지를 딱 이렇게 만들어야한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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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아가멤논이라는 왕이 장군 아킬레우스의 전리품 브리세이스를 빼앗고

아킬레우스가 빡치는걸로 시작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킬레우스는 빠직빠직 화가 나있다. 요렇게.



안그래도 화났는데 트로이의 장군 헥토르가 아킬레우스의 절친 파트로클로스를 죽여서

갓 지은 밥통에서 연기나듯 아예 뚜껑이 열려버리는 아킬레우스.. 


'바키' 라는 만화를 본 사람이라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일리아스는 딱 그런 느낌을 준다. 피터지는 함성소리가 귀에 웅웅댄다.


그리고 중간중간 올림푸스의 신들이 축복을 내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굉장한 연출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멀리서 적군이 창을 던질 때 아폴론이 안개를 깔고 트로이쪽 영웅을 순간이동 시켜 목숨을 구한다거나,

10초 정도의 전투 장면에 몸의 움직임+주변상황+올림푸스 신들의 다툼 등의 상세한 설명을 덧붙여

영화 300의 슬로우모션을 방불케하는 연출을 보여준다. 글로써 이런 상상력을 자극한다는게 얼마나 신기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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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 인물들의 행동과 언변을 통해 느끼게 하는 점이 참 많기도 한 책이었다.

인간처럼 질투하고 화내기도 하는 올림푸스의 신들을 보며 신이 진짜 저래도 되는거야?? 놀라기도 했고

분노를 대처하는 영웅들의 처세에서 배울점도 많았다. 그놈의 자존심이 뭔지 참.

파리스와 황금사과 이야기도 여기서 등장한다. 클레오파트라도 나오고 재미있는 이야기들 많다.

그 중에서도 거의 주인공급 영웅인 헥토르의 일화가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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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토르는 아킬레우스와 1:1 대결을 하는 트로이 최고의 영웅이다.  

신들로부터 받은 운명에 의해 그는 아킬레우스에게 죽는다.

그걸 알면서도 아킬레우스에게 정면 대결하는 그의 마음은 아래와 같다.


이제 내가 어리석어 백성들에게 파멸을 안겨주었으니

트로이아인들과 옷자락을 끄는 트로이아 여인들을 볼 면복이 없구나.

언젠가는 나보다 못한 자가 이렇게 말할 테니까.

'헥토르는 제 힘만 믿다가 백성들에게 파멸을 안겨주었지.'

그들은 이렇게 말하겠지. 그러니 아킬레우스와 맞서 그를 죽이고 집으로 돌아가든지,

아니면 도시 앞에서 그의 손에 영광스럽게 죽는 편이 나에게는 훨씬 낫다._ 헥토르


전쟁에서 헥토르가 무사히 돌아오면 트로이 전체가 환호할 만큼 인기쟁이였던 영웅. 

그런 헥토르의 마지막 장면은 두려움에 떨다가 죽음 앞에서 애원하는 모습이었다.


헥토르는 그를 보자 어찌나 떨리는지 감히 그 자리에 서 있지 못하고

문을 뒤로하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아.. 헥토르 안돼 죽지마.. 그렇다고 아킬레우스가. 나쁜 사람은 아닌데.. 쩝.

책을 직접 읽으며 그의 각오를 읽어내려가보면 마음이 짠하다. 

자세한건 직접 읽으며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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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에 관심이 많았고 영웅이라는 소재를 좋아했던 나로서는 꽤 재미있던 책이었다.

고전이라는 책 치고 읽어내기도 쉬웠고 무엇보다 '죽음'에 대한 문장이 신통방통했다. 아름답다고 해야하나.

모국어가 그리스어였다면 무슨 느낌이었을까? 


덤벼들며 찔러, 목덜미에 이르기까지

등줄기를 타고 계속 달리는 핏줄을 모두 끊었다.

...

마치 양귀비가 정원에서 제 열매와 봄비의 무게를

못 이겨 한쪽으로 고개를 숙이듯, 꼭 그처럼

그는 투구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한쪽으로 고개를 숙였다.


책이 700페이지에 육박하는 만큼 쉽게 도전하기는 어려워보인다.

그치만 읽어낸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의미를 지니는 책이고 

이걸 읽으면 트로이 전쟁부터 시작해 자연스럽게 로마 건국까지의 역사 노선을 밟게 된다.

영웅 아이네이스가 여기서 신들의 도움으로 죽음을 모면하고 후에 로마를 건국!! 한다. 

바다의 괴물들과 싸우는 오디세우스도 여기서 처음 등장하고. 

각종 미술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알아야할 교양이기도 하고..애니나 게임에 나오는 영웅들의 이름도 여기서 나오고..등등 


오리지날 마법 판타지 전쟁 서사시에 푹 빠져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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